1500만원 하는 아반테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가서 1억3천 제너시스 G90을 몰고 나오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하지만 골프장 주차장에 주차하는 순간 또 다른 세상이다. 옆에는 2억5천 애스턴마틴 SUV, 앞에는 5억이라는 롤스로이스 SUV......깨 갱. 무슨 돈으로 저런 차를 살까 싶다가도 '내가 주체할수 없을 만큼 돈이 많다면 그때는 가격으로 차를 고르는 건 아닐테니까..... 무슨 차를 고르게 될까' 하고 생각한다. 그리곤 입을 다문다. 돈이 돈이 아니다.
뭐가 눈에 씌어 9시를 12시로 봤을까? 제 시간에 차를 대지 못했다. 기다리다 차를 몰고 지방엘 가버리신 고문님. 시외버스를 타고 따라가며 잘못했다고 하지만 단단히 화가 나셨다. '문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내일 아침부터는 제가 모시도록 허락해 주십시오'에 '그냥돌아가세요' 여관에서 밤을 새우고 다음 날 막차 때까지 기다려 본다. 혹시라도 노여움이 풀리시면 모시고 돌아오기 위해서......
임비서는 10년 넘는 경력의 국회의원 수행기사였다. 그의 서비스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도착 5분 전' 문자 메시지였다. 도착지에서 기다리는 수행원들에게 보내주는 이 메시지는 단비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전화로 물어 볼 수도 없는데 그때그때 알려주는 도착 알림 문자는 수행원들을 안심시켜 준다. 기사가 바뀌면 수행원들이 기사에게 이 알림을 요청하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운전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뒷좌석에서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의원님 성격이 하도 별나서 '이 놈 저 놈' 육두문자가 난무했지만 임비서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받았다. 수행원들은 임비서의 문자알림이 고마워서 어떻게든 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주곤 했었다. 나중에 의원께서 정치를 그만두시게 될 때 졸지에 실업자가 된 7명의 의원실 식구들이 제일 먼저 다른 의원님을 소개하려고 자리를 알아보는 수고를 자청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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